―미안한 얘기지만, 이 세상은 바보 천지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첫머리에 내가 서 있었다. 진정한 나는 '청렴'하지도 '총명'하지도 '겸허'하지도 '유력'하지도 않고, '무례'하고 '오만'하며 '경솔'하고 '무력'한즉―
그리하여 지금부터, 지구를 움직일 것이다.
"적이 만만치 않을걸요. 당신들이 상대하는 건 내가 아닙니다. 이단자도 아니죠. 일종의 상상력이자 호기심이며, 일탈, 타자이면서 외부……… 결국, 그것은 지성입니다. 그것은 돌림병처럼 증식해요. 숙주조차 제어할 수 없죠. 일개 조직이 길들일 수 있을 만큼 귀염성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럼 승리하는 건 자네인가? 이 선택이… 자네의 미래에 있어 '정답'이라고 생각하나?"
"그야 오답이겠죠. 하지만 오답이 무의미한 건 아닙니다."
"아니야.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 말이 맞을지도 몰라. 나도 사람을 몇이나 죽였지. 확실히 진리를 방패 삼아 폭력은 가속화 될 수 있어. 어쩌면 나는 지동설이라는 권위를 맹신하고, 부하들은 생각을 멈춘 채 나를 따르는 것 뿐일지도 모르지. 더 슬픈 건, 그 흐름은 어느 정도 필연적인 일이라는 거야. 무언가를 근거 삼지 않으면 논리를 세울 수 없는 인간 이성의 본질적인 한계로서, 사고를 하는 과정에서 권위가 생겨나기에 누구도 그 틀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지도 몰라. 그런 상황에서 발동이 걸린 열정이 폭주라고도 할 수 있는 궤적을 거쳐 때로는 아름다운 위업을, 때로는 추한 비극을 낳지."
"……당신이 하는 일이 비극이 아니라는 근거는 있나요?"
"내가 도달한 곳에는 자유가 있다고 믿으니까."
"자유의 정의가 뭔가요?"
"그렇게 물을 수 있는 것."
저는 같은 사상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보다 같은 시대에 태어나는 것이 더욱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감정과 이치에 거부당한다 해도, 이렇게 믿고 싶군요.
지금, 때마침 여기에서 살았던 모든 이는 설사 서로 죽일 만큼 미워하더라도 같은 시대를 만든 동료라는 기분이 듭니다.
"두렵다. 하지만 두렵지 않은 인생이란 본질이 결여된 것."
그리하여 지금부터, 지구를 움직일 것이다.
"그럼 승리하는 건 자네인가? 이 선택이… 자네의 미래에 있어 '정답'이라고 생각하나?"
"그야 오답이겠죠. 하지만 오답이 무의미한 건 아닙니다."
"맞아요. 하지만 그런 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언젠가 다시 그 눈으로 하늘을 봐주게.
"아니, 아니야… 이건, 우주가 바뀌겠군."
재능도 발전도 인생도 여차할 때 물러나면 끝장이에요.
이 세계 안에서 적절히 움직이는 것보다 이 세계 자체를 움직이고 싶은데, 그건 너무 무모할까요?
"……. 그것은… 진리다."
제가 맞을지도 모릅니다.
"네. 그래도, 오류를 영원한 정답이라 맹신하는 것보다 낫지 않나요?"
"무척 낮지."
"그거 멋진데요. 죽기 전에 기대를 거는 보람이 있겠어요."
"아뇨, 천계의 입구죠."
"…그렇대도, '네 원수를 사랑하라'."
나는 '오늘 이곳에 운명을 바꾸러' 왔어요.
"……당신이 하는 일이 비극이 아니라는 근거는 있나요?"
"내가 도달한 곳에는 자유가 있다고 믿으니까."
"자유의 정의가 뭔가요?"
"그렇게 물을 수 있는 것."
"헤매도 돼. 방황 속에 분명 윤리가 있을 테니."
"그래. 그러니 당신이 뛰어넘어봐."
우리가 지키겠다.
하지만 그럴 순 없어.
그게 운명이라는 거야.
"어째서."
"저는 환영이니 받을 수가 없고, 게다가 그건 이미 저만의 것이 아니거든요."
지금, 때마침 여기에서 살았던 모든 이는 설사 서로 죽일 만큼 미워하더라도 같은 시대를 만든 동료라는 기분이 듭니다.
알고 싶으니까 하는 거지. 그게 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