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혼자만의 문제가 아냐. 우리 두 사람의 문제니까. 나도 가지 않으면 안돼."
"알, 만약에…."
"응. 난 다른 사람이 희생될 바엔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좋아. 무슨 일이 있어도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지만, 나 때문에 죽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런 몸은 필요없어."
나는 당신들을 더 이해할 수 없군요.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정당성을 찾는 것이 더 이상합니다. 연금술로 사람을 죽이면 비인도적인가? 총으로 죽이는 건 괜찮고? 아니면 한둘이라면 죽일 각오가 되어있지만 수천 수만은 감당할 수 없나? 자기 뜻으로 군복을 입었을 때부터 이미 각오는 한 것 아닌가? 싫으면 처음부터 이런 걸 안 입으면 되지. 자기가 선택한 길인데, 왜 이제 와서 피해자 행세야? 그렇게 자기 연민에 빠질 거면 애초에 사람을 죽이질 말든가! 죽음에서 눈을 돌리지 마. 앞을 봐. 네가 죽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정면으로 봐! 그리고 잊지 마. 잊지 마. 잊지 마. 그들도 너를 잊지 않을 테니까.
이렇게 죽음에 직면하는 것도 좋군. 순수하게 「죽을 때까지 싸워주마」하는 마음밖에 일어나지 않아. 지위도, 경력도, 출신도, 인종도, 성별도, 이름도, 아무것도 필요 없어.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며, 그저 싸운다. 그 기분이 아주 좋아. 아아…. 이제야 도달했군….
"그래도 살아있어."
"응. 살아있어."
"너희 형제가 안 우니까 대신 우는 거야."
"……바보 녀석."
"알, 만약에…."
"응. 난 다른 사람이 희생될 바엔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좋아. 무슨 일이 있어도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지만, 나 때문에 죽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런 몸은 필요없어."
"내가…. 도망칠 줄 알아?!"
그래…. 이제 충분해. 더는 아무것도 필요없어. 우하하하…. 잘 있어라. 혼의… 친구여.
"아비이기 때문이지. 필요나 이유 같은 건 없다. 나는 너희들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너는 진리에게 이겼다.
가져가라, 모든 것을.
"뭐야!!"
"아니, 미안 미안. 넌 역시 대단해!! 등가교환의 법칙 같은 건 쉽게 뒤집어 버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