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따박따박2023-05-17 03:19


왓챠에서 내려가기 전에 봤었는데 홈 옮기고 이제야 백업을...

감상평: 저는 집중력이 정말 낮고 산만한 사람이라 지루한 영화를 오래 못 보는데요... 그래서 기대하지 않고 본 드라마였는데 정말 재밌었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재밌다'는 말을 붙여도 되는가는 모르겠으나...ㅠ_ㅠ

드라마에서 표현하는 대중적인 거짓과 비협조적인 사람들,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침묵 속에 은거되는 비밀 이야기가 숨 쉴 틈도 안 주고 빠져들게 해요... 현재는 웨이브에 있다고 하는데 오로지 이걸 위해서 웨이브를 결제하고 싶을 정도


거짓의 대가는 무엇일까요?
거짓을 진실로 착각하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정말로 위험한 건 거짓을 계속 듣다 보면 진실을 보는 눈을 완전히 잃는다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실에 대한 일말의 희망마저 버리고 지어낸 이야기에 만족하는 수밖에 없겠죠.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건 누가 영웅이냐가 아닙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건 원흉이 누구냐는 것뿐.
05.17 03:20

왜냐면... 폭발할 만한 이유를 모르겠으니까요.
그러나 폭발했습니다.
05.17 03:20

- 물론 서기장님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 무슨 허가?
- 배관 내의 물은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돼서... (작업자가 일주일 내로 죽을 확률이 높습니다.) ...3명을 죽일 허가를 말하는 겁니다.
05.17 03:20

그걸 할 사람은 자네들밖에 없네. 자네들이 안 하면 수백만이 죽게 돼. 더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믿네. 우리는 위기 상황에서 돋보이는 민족이지. 수천 년의 희생이 우리 피에 흐르고 있어. 고통은 시대를 불문하고 찾아오는 법이네. 사고 책임자들에게 분노가 치밀고, 치러야 할 대가가 저주스럽지만... 난 현실을 받아들였어. 여러분도 그러길 바라네. 그리고 수문으로 가주게. 반드시 해야 하니까.
05.17 03:20

당신한테선 벗어날 수 없다니까
05.17 03:20

- 왜 폭발했을까요? 계산을 하고 또 했어요. RBMK 원자로에서의 조건은 최악이라고 가정하고요. 근데 늘 같은 결과가 나오네요.
- 뭔데요?
- 폭발은 불가능하단 거요.
- 그래도... 여기선 답이 안 나올 겁니다. 종이엔 답이 없어요.
05.17 03:20

여긴 툴라고 이곳은 우리 광산이에요. 이유를 알기 전엔 안 움직여요.
05.17 03:20

이제야 석탄 장관 같수다.
05.17 03:20

- 광부들과 시간을 보낸 적 있나?
- 아뇨.
- 내 조언하지, 사실을 말해. 암흑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모든 걸 꿰뚫어 보지.
05.17 03:20

- 이 일을 끝내면, 저 친구들 보살핌은 받아요?
- ...모르겠네.
- ...모르시군요.
05.17 03:21

그때 생각했지, 이제 끝났다고. 사람을 총으로 쐈으니 원래의 나는 없어졌다고. 다신 예전으로 못 돌아갈 거라고. 하지만 다음 날이 돼도, 달라지는 건 없어. 그때 깨닫는 거야. 난 원래 그런 놈이구나. 그동안 몰랐을 뿐이지.
05.17 03:21

- 인류의 행복.
- 뭐?
- '우리의 목표는 인류의 행복이다'
05.17 03:21

하지만 잘못한 건 그들뿐이 아니죠.
05.17 03:21

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네. 발레리. 늘 그래왔어. 언젠가는 중요해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지. 그저 중요한 사람들한테 묻혀갔을 뿐이야.
05.17 03:21

진실이 맘에 안 들면 우린 거짓말을 하고 또 합니다. 그러다 진실이 존재한단 사실조차 잊어버리죠. 하지만 진실은 여전히 있습니다. 우리가 거짓을 말할 때마다 진실에 대한 빚이 쌓입니다. 머잖아 그 빚은 청산해야 하죠. RBMK 노심이 폭발한 게 그 대가였습니다. 거짓의 대가.
05.17 03:21

과학자가 된다는 건 순진무구해지는 겁니다. 진실 탐색에 온 정신이 팔리는 바람에 진실이 드러나길 원하는 자들은 거의 없단 걸 미처 생각 못 하죠. 하지만 진실은 늘 있어요. 우리에게 보이든 안 보이든, 눈을 가리든 안 가리든. 진실은 우리의 필요나 욕구엔 관심 없죠. 우리 정부나 이데올로기, 종교에도요. 진실은 늘 조용히 기다릴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체르노빌의 선물이죠. 한때 진실의 대가를 두려워했던 곳에서 이제 난 그저 물어볼 뿐입니다.
05.17 03:21

거짓의 대가는 무엇일까요?
05.17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