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었다!
뭐라 군말이... 필요 없는 만화인 것 같다... 모난 곳 없이 재밌고 매끄럽다!! 이야기 하나 하나에 구전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담겨 있는 느낌. 옴니버스 식이라 커다란 스토리 전개가 없다는 게 호불호를 탈 수 있는 요소일 수도 있지만, 저는 생각날 때 한 편씩 읽기 좋아서 즐겁게 봤습니다.
벌레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건… 평범하게 죽는 것과는 다르니까. 벌레란 생과 사의 사이에 존재하는 '무엇'이야. '생물' 같으면서 '사물'이기도 하지. 죽었지만 살아있는 것과도 같은 '존재'. 그것은 단 한 번의 '찰나의 죽음'보다…, 상상을 초월하는 지옥이 아닐까? 조금씩 사람의 마음이 마모되어 가는 그런 곳에 가려는데 그 소녀는 마지막으로 봤을 때… 아주 소중한 물건을 두른듯 곱게 차려입고 있었어. 그 이상의 잔혹한 사정이란… 세상에 그리 흔치 않아….
"네…."
"그런 건…, 아가씨를 만나면서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살아있을 거야…."
"아니, 내일 당장이라도 벌레에게 잡아먹힐지도 몰라…."
"그래도, 살아있을 거야."
"말이 된다고 봐?"
"어떻게든 되겠지."
"사죄라면 10년 동안… 계속 해왔잖아요. 금기를 깨고, 한두 마디 변명을 늘어놨더라면…, 사람들의 의심을 부추길 일도 없었겠죠. 죄라면 분명히 짊어지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명심해라. 이 세상에… 있어선 안 되는 장소 따윈 아무한테도 없어.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이치가 돌아가도록 허락해줬잖아. 이 세상 모두가… 네가 있어야 할 곳이다.